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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Herrerias

산티아고 가는 길 D+27. 트리니티. 2011년 9월 17일.   Las Herrerias    >   Triacastela   |   27 Km  너무나도 긴 밤이다. 어슴프레 동이 터 오는 듯 하다. 아침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아주 조금 밝아졌다.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내 눈에 아틸라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자고 있는 것 같다. 고개를 다시 돌린다. 내 몸은 아침이 되어가도 여전히 미칠듯이 가렵다. 내 살갗은 몹시 뜨거웠고 그 아래 뼛속은 차디차게 식어가고 있었다. 피로와 고통으로 정신이 혼미하다. 이 상태로 오늘 어떻게 걸을 것인지가 걱정스럽다. 시계를 보았다. 다섯시다. 몸을 살짝 돌려 아틸라를 바라보았다. 어떤지 그의 손을 잡고 싶었다. 그에게 안겨 쉬고 싶었다. 혼자서 너무 힘든 싸움을 한..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26. 배드버그 소탕 대 작전 2011년 9월 16일.   Villafranca del Bierzo    >   Las Herrerias   |   24 Km  아직은 아니야 ! 라는 생각과 함께 눈을 떴다. 고개를 살짝 돌려 아틸라를 바라본다. 그도 일어났다. "굿모닝" 입을 버끔거려 아침인사를 한다. 그가 팔을 뻗었다. "굿모닝" 그의 손을 살짝 잡고 나도 아침 인사를 한다. 자리에 누워 스트레칭을 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맑다. 오늘까지 비가 오면 어쩌나 살짝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다. 씻고 짐을 챙겨 주방으로 내려갔다. 어제 먹다 남은 샐러드를 조금 먹고 점심때 먹을 샌드위치에도 넣었다. 아틸라와 함께 걷고 난 이후로 먹는 음식의 퀄리티가 좋아졌다. 덩치 큰 아틸라와 조그만 내가 늘 비슷하게 먹는다는 사실에 그는 언제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