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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

익숙한 바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것들은 희미해지거나 사라진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감정같은 것들은 존재했었는지 조차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 때의 대화, 그 때의 분위기, 그 때의 감정은 아무리 따올리려 해봐도 잘 떠오르지 않고, '아 그땐 바람이 참 쌀쌀했지' 같은 배경만 선명히 남기 일쑤다.비가왔던, 바람이 불던, 벚꽃이 흩날리던 배경만 눈 감으면 생생히 떠오른다. 가만 생각해보면 결국 기억속에 남는 것은 그 배경 뿐인 듯 하다. 추억 속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지만 그 장소는 여전하기에 그 속에서나마 잠시 추억에 빠질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여전히 내가 이 바람과 이 내음, 이 눈부심을 예전과 같이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나의 가장 반짝이던 20대를 함께한 바다이다. 이 곳에서 나는 참 많이 웃.. 더보기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더보기
새해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한살 한살 더 먹어감에 따라 무거워지는 삶에 대한 책임은 그저 숫자일 수는 없는 듯 하다. 언제나 나보다 빠른 시간이 저만치 멀리서 넌 아직 거기서 무얼 하느냐 묻는 듯 하다. 지금의 나는 어쩌면 정체되어 있고 어쩌면 부유하고 있고 어쩌면 침전하고 있다. 요즘의 나는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나이게끔 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인에게 쉽게 휘둘리고 있는 듯 하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우울하다가도 기쁘고 행복하기도 하다. 결국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모두가 어울려 살아야 한다지만, 유독 이타적인 성향이 강한 나에게는 그 어울림이 때론 고통으로 남기도 한다. 나는 왜 이리도 타인에게 쉽게 영향을 받는 것인가? 2015년과 함께 시작된 고민이다. 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