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staneda

산티아고 가는 길 D+32. D-1 2011년 9월 22일.   Castaneda    >   Pedronzo   |   25 Km  내 집에서 자고 일어난 듯이 편안하고 개운한 아침이다. 딱딱하고 좁은 이층 침대가 아닌 집에서 쓸법한 폭신한 침대와 얇은 침낭이 아닌 포근한 면이불. 조용하고 아늑한 방과 그 방을 가득 채운 따뜻한 에너지. 그리고 부스럭 거리는 다른 순례자들도, 빨리 나가라 재촉하는 듯한 호스피탈레로도 없는 아침은 여느때보다 여유롭고 편안했다. 아틸라는 벌써 일어나서 씻으러 나간 듯 하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기지개를 켠다. 침대위를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보니 갑자기 내가 순례자가 아닌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길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난 듯한 아침. 시계를 보니 ..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31. God speed is your speed 2011년 9월 21일.   San Xulian    >   Castaneda   |   24 Km  춥다. 코끝이 시려와 잠에서 깼다.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이다. 혼자 가만히 몸을 뒤척여 본다. "지니."내 움직임을 느꼈는지 아틸라가 조용히 나를 부른다. 무슨일이지 ? 그를 보기위해 침대 밖으로 나갔다. "컴온. "그가 그의 침낭속으로 들어오라며 손짓한다. 춥기도 추웠고, 어제의 거절도 떠오르고,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에 그의 곁으로 올라갔다.나무로 만들어진 2층 침대는 내가 올라감에도 전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좋은 침대를 가져다 놓은 알베르게 주인의 배려가 고마웠다. 그의 온기가 확 나를 감싼다. 따뜻하다. 그의 오리털 침낭은 가벼운 것에만 신경 쓴 나의 폴리 침낭과는 비교도 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