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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한계 사람은 다 저마다의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 영역은 진정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적이다. 처음에는 잘 맞는 듯 보이던 누군가와 조금씩 가까워 지다보면 그 각각의 고유한 영역의 끝에 알게 모르게 닿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 그 영역의 끝 가장자리에서는 엄청난 혼동이 발생하게 된다. 탐색. 이 사람과 내가 과연 잘 맞는 사람인가? 탐색 단계를 넘어오지 못한 사람에게는 마지막 단계로 다가갈 기회가 없다. 이미 잘 맞지 않는 사람으로 결론이 나 버렸기 때문이다. 일차판단.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 조금 더 가까워지기로 해 본다. 미묘하게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함께일때 좋은 것이 더 많을 경우 그런 점들은 그냥 넘어갈 만 하다. 일차판단이 긍정적인 경우에서 조금 더 발전을 할 경우, 우리는 .. 더보기
젊음. 그리고 참회록 1. 아주 오랜만에 글을 쓰고 싶어졌다. 휴먼 계정으로 변경되어 있던 블로그 계정을 다시 살리고 피씨 앞에 앉은 지금, 기분이 제법 좋다. 긴 명절 연휴가 나에게 선사한 시간 덕에 간만에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하루였다. 두 편의 영화를 연속 관람했다.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미루던 영화들이다. 명절 연휴 동안 그 두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찾아 애써 먼 길을 갔다. 보고 싶던 영화기에 찾아 가는 그 시간과 여정이 아깝지 않았고, 두 편의 영화 모두 나에게 좋은 울림을 주었다. 심장이 뛰게 하는 영화를 가끔 만난다. 첫번째 영화는 그저 따라가기만 했을 뿐인데 심장이 저며왔다. 나의 것이 아닌 삶을 볼 때 느껴지는 동정심 혹은 시기심 같은 마음이었다. 이해해주기가 쉽지 않은 사랑을 표.. 더보기
20150607 일상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오랜시간 스스로를 정리하지 않은 채 방치해와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일종의 강박같은 것이 나에겐 존재했었던 것 같다. 언제나 명료해야하고 정당해야 했다. 애써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해가며 행동의 방향을 결정짓는, 그런 류의 강박이 있었던 듯 하다. 요즘 나는 제 3자가 된 것 같다. 모두가 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적당히 해내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나와 그런 나를 지켜보는 내가 점점 선명히 분리가 되고 있는 기분이다. 나의 말투와 나의 행동이 낯설고, 나의 몸짓과 나의 말투가 어색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행동들에 대해 책임 보다는 방관을 하려는 마음이 더 커진 것이 아닌가 싶다.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술취한 밤의 행동들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더보기
익숙한 바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것들은 희미해지거나 사라진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감정같은 것들은 존재했었는지 조차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 때의 대화, 그 때의 분위기, 그 때의 감정은 아무리 따올리려 해봐도 잘 떠오르지 않고, '아 그땐 바람이 참 쌀쌀했지' 같은 배경만 선명히 남기 일쑤다.비가왔던, 바람이 불던, 벚꽃이 흩날리던 배경만 눈 감으면 생생히 떠오른다. 가만 생각해보면 결국 기억속에 남는 것은 그 배경 뿐인 듯 하다. 추억 속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지만 그 장소는 여전하기에 그 속에서나마 잠시 추억에 빠질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여전히 내가 이 바람과 이 내음, 이 눈부심을 예전과 같이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나의 가장 반짝이던 20대를 함께한 바다이다. 이 곳에서 나는 참 많이 웃.. 더보기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