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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라이프/glowing day

첫 여행









2006년, 22살의 나는 모든것이 불안하기만 했었다.

대학교 3학년.. 해놓은 것도 하고싶은 것도 없어 불안하기만 했던 그때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겠다는 친구의 얘기를 듣고 무작정 나도 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음 학기 학비로 어학연수 다녀오고 학비는 대출을 받아 내가 갚겠다고 부모님을 설득시키고,
나는 필리핀으로 어학 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학원을 알아보고 티켓팅을 하고 일정을 짜고, 즐겁고 설레는 시간들이었다.

22살이 되도록 집을 일주일 이상 떠나본 적도 없었고 해외여행을 해 본 적도 없었기에 더 설레었던 것 같다.


떠나기 하루 전날, 뭔가 특별한 것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
게다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치즈케이크와 푸딩 등등 이것저것 과하게 먹었다.

그리고 설레임과 두려움에 그날 밤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떠나는 날 아침,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전날 과하게 먹은 음식들 때문에 배탈까지 나 버렸다.


두려움과 긴장감, 그 속에서 나는 예민할대로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다.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언니가 어쩐지 아침부터 거슬려 결국 집을 나오면서 크게 싸우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예민했던 내가 괜히 그랬던 것 같다. 정확한 이유는 기억이 안나지만..)
나는 혼자 공항으로 향했다.

비가 왔고, 마음이 아팠다.


공항 리무진을 타고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고 나니 왠지 모를 눈물이 쏟아져 한참을 울었다.


그 공항버스에서 처음으로 목이 메일듯한 고독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어쩐지 그 날과 비슷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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