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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traveling

한달 떠난지 31일, 어느덧 한달. 로마 보르게제 공원. 매미는 울고 바람은 살랑살랑,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은 시원하다. 매미소리가 어쩐지 반갑다.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은 불확실한 꿈을 꾸고 불안속에서 방황한다. 매미소리에 귀 기울일 여유조차 없다. 오늘은 내일을 걱정해야 하고,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해야한다. 내일을 걱정하는 것, 물론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다 잘될거라는, 걱정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말이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다. 스물네살의 동생과 나란히 앉아 매미소리를 듣고 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유럽을 여행중인 동생은 한국에 돌아가고 싶긴 한데 너무 걱정되고 두렵다고 한다. 어떻게 취직을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이다. 그 동생에게 나는 내가 들었던 것.. 더보기
천사 사람은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따뜻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거리의 음악가로부터 감동을 받기도 하고, 다리를 저는 강아지를 보고 측은함을 느끼기도 하며,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물건을 훔치는 도둑도, 구걸하며 살아가는 거지도, 다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 갈 것이다. 살아가는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다름은 어쩔수 없겠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정을 느끼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에는 차이가 없겠지. 짧게 만났지만 오랜시간 함께 한 사람보다 더 큰 정을 나눌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유쾌하다. 그 시간이 짧더라도 서로가 마음을 나눔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아쉬운 헤어짐의 순간도 언제나 동반된다. 서로가 공유하던 그.. 더보기
둘러가기 베네치아, 이탈리아의 조그만 도시. 자동차가 없고, 도시에 운하가 흐르고 있는, 배가 대중교통으로 이용되고 있는 곳. 도시 설계를 누가 한건지, 아니면 어쩌다보니 이렇게 생기게 된 건지, 길들은 구불구불하게 미로처럼 엮여 있다. 길이 있을 것 같아 들어 서보면 막다른 골목이고, 갑자기 운하가 나타나고, 누군가가 길을 막고 자고 있기도 한다. 그렇게 다시 돌아 나와 다른 길로 미로의 끝을 찾아 걷는다. 미로의 끝, 처음엔 싼 마르코 광장을 두고 걷고 있었다. 하지만 나에겐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없기에, 몇번이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길들을 헤메야했다. 햇살은 따갑고 다리는 아프다. 문득, 머릿속이 공허해졌다. 무엇을 찾아 가고 있었는지를 잊어버렸다. 왜 나는 저 곳을 찾아가야 하지? 나도 모르게 목적을 두고.. 더보기
D+20 D+20 쫓기지 않고 살기 눈을 감았을 뿐인데, 무엇인가가 날 쫓아온다. 시간이 날 쫓고, 불안이 날 쫓는다. 행복한 미래를 그리며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방랑하고 있다. 과연 내가 가고있는 이 길이 옳은 길인가? 나는 무엇을 얻고자, 무엇을 찾고자 이 길을 떠난 것인가? 아직은 모르겠다. 정신없는 빡빡한 여행 일정으로 인한 여유의 부재로 내 마음은 생각을 멈췄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긴장과 준비의 연속이라 신경이 바짝 예민해져있는 듯 하다. 떠도는자의 불안감. 떠나야 한다는 압박감이 내 마음을 온전히 자유롭게 놓아두지 않는다. 오늘은 내일 떠날 걱정을 해야하고 내일 잠자리를 걱정해야하고 교통과 언어 음식까지 걱정을 해야 한다. 또다시 떠난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진정한 자유를 부여해 줄 수.. 더보기
영국 브라이튼 세븐시스터즈 런던을 너무 길게 잡았나보다. 시내에서는 이제 볼게 별로 없어서 멀리 브라이튼으로 관광을 나섰다 ! 빅토리아 철도역에서 브라이튼행 기차표를 끊는다. 가격은 왕복으로 23.5파운드 정도 였던듯(이노무 기억력 ㅜㅜ) .. 빅토리아역에서 브라이튼까지는 한시간 가량 걸렸다. 버스로는 두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기차로 한시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딱 좋다 ^.^ 브라이튼역에서 밖으로 나오면 아래로 쭉 뻗은 길이 보이는데, 그 길을 쭉 따라 오분쯤 내려가면 해변이 나온다. 날씨 맑은 7월이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해변에서 잠시 누워 뒹굴다가, 오늘의 목적지인 세븐 시스터즈를 향해 출발 ! 해변에서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가다 왼쪽편에 보면 버거킹이 있는데, 그 맞은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12번, 1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