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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향기를 가지고 내려오는 비 비가 오는 아침이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비오는 나의 아침을 걱정해준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기다렸던 시간. 비를 좋아하던 나였지만, 우산을 쓰지 않고 맘껏 비를 즐길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이 참 좋았었다. 처음에 느꼈던 고마움이 나도 모르게 기다림으로 바뀌어 있음을 문득 깨달았던 그 순간, 그렇게 내 마음에 그가 들어왔다. 서로 별 말을 하진 않았다. 대화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과 눈빛을 나누며, 그저 함께 머무를 뿐이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그는 나에게 비의 향기가 되어 남았다. 그런 존재들이 있다. 특별한 어떤 일이 없더라도 특별하게 내 마음으로 파고 드는 존재들. 때론 기쁨으로, 때론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오는 그런 상황들 앞에선 늘 낯선 갈림길에 선 아이처럼 두리번거리.. 더보기
비를 참 좋아합니다. 빗소리도 좋고, 비냄새도 좋고, 비가 온 뒤의 그 서늘한 차분함을 좋아합니다. 오늘같이 봄비가 내리는 날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뜹니다. 맑아 질거라는 기대감 때문일까요 ? 아무튼 비가 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비가 오는 유리창 안에서 밖을 내려다 보며 비를 감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유리창 한장 차이로 몸이 젖지 않은 채 비를 느낄 수 있죠. 같은 시공간을 유리창 하나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 유리창으로 안과 밖이 나뉘고, 엄청난 차이가 생기기도 하죠. 우리는 각자가 같은듯 다른 세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지금 나의 세상과, 비가 오고 있는 저 유리창 밖의 세상이 다른 것 처럼 말입니다. 유리창 하나의 차이, 안과 밖. 그리고 당신 마음과 나의 마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