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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2011

산티아고 가는 길 D+17. Happy Birthday ! 2011년 9월 7일. Car. de los Condes >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 26.6 Km 평소보다 일찍 깨려고 한건 아닌데, 가려움으로 일찍 일어나고야 말았다. 히데오상은 벌써부터 떠날 채비를 다 하고 있었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일어나 떠나려는 그에게 생일축하해요 ! 라고 말했다. 일어나자 마자 그의 생일을 잊지 않아 다행이었다. 고맙다고 말하고 그는 떠났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자리에 누워 한참 부어오른 듯한 뜨거운 내 팔을 만지고 있었다. 배드버그는 유럽에선 악명높기로 소문나있다. 그들은 사람의 몸 어딘가에 꼭꼭 숨어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모두가 배드버그에 물린 사람을 피하게 된다. 심지어 어떤 알베르게는 출입을 받지 않기도 한다고 했다. 두..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16. 배드버그, 반가워. 2011년 9월 6일. Fromista > Car. de los Condes | 20.9 Km 또 하루가 밝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이 온다. 그리고 일어난다. 그러기를 2주 넘게 해온 지금, 주 5일 근무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요가 강사인 굴리는 일어나자 마자 요가를 하기 시작한다. 언제봐도 그 큰 덩치가 유연하게 몸을 접었다 폈다 하는 모습은 신기하다. 까뜨린이 놀란다. 그리고 굴리에게 너의 몸은 정말 유연해 ! 라고 말을 하고자 하는데.. 적절한 표현을 안떠올라 그에게 되묻는다.나도 ... 순간 당황했다. 뭐라고 해야하지 ?? "이럴때 뭐라고 말해야해 ? Soft? "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 나나 까뜨린이나 케샤에게는 이런 일이 흔히 발생한다. 아이슬란드인인 굴리는 아이슬란드..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15. How wonderful ! 2011년 9월 5일. Hontanas > Fromista | 37 Km 또 하루가 밝았다. 인나 언니는 또 일찌감치 출발하고 없다.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는데 조금 걱정스럽다. 산드라와 까뜨린과 함께 길을 나선다. 다음 마을이 5km 정도 뒤에 있어 그 곳에서 첫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우리는 동에서 서로 걷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늘 아침 해는 우리 등 뒤를 비춰준다. 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무심코 돌아본 길에는 붉은 아침 햇살이 고개를 들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아 ! 그 핑크빛 두근거림이란 ! 길을 멈추고 서서 일출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저만치 앞서가는 까뜨린이, 그리고 옆에는 날 기다리고 있는 산드라가 있었고, 산드라에게 해 뜨는 것을 보고 가자는 양해의 말을 전할 수 없었기에 아쉬움을 안고 길을..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14. too much 2011년 9월 4일   Burgos   >  Hontanas   |   31 Km    부르고스의 커다란 알베르게는 아침 이른시간부터 수많은 순례자들로 부산스러웠다. 안토넬로와 아나이즈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우리는 아침부터 로비에 모였다. 메일 주소를 주고 받고, 서로의 행운을 빌어 준다. 이미 여러번 겪게 된 길 위의 이별에 우리는 그저 덤덤하다.떠나는 사람은 슬픔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하지만 남은 사람은 오늘도 여지없이 먼 길을 걸어야 하기에 오래 함께할 순 없다. 알렉산더와 아나이즈를 배웅하기 위한 몇몇 친구들이 남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까뜨린과 산드라와 함께 길을 나섰다. 큰 도시를 벗어나는 것은 도시로 들어서는 것 보다는 덜 단조롭다. 우리는 다시 도시에서 자연으로, 아스팔트 길에서 흙..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13. 우리모두 애국자 2011년 9월 3일. Altapuerca > Burgos | 20 Km 아침이 밝았다. 간밤에 일층에서 새벽까지 씨끄럽게 떠드는 사람들과 코를 고는 같은방 순례자 덕에 잠을 설쳤다. 인나 언니는 6시 무렵부터 일어나서 나설 준비를 한다. 그리고 깜깜한 어둠속에서 먼저 출발했다. 나는 동이 슬슬 터 오기 시작하는 일곱시쯤 자리에서 일어난다. 같은 방을 쓴 순례자들 대부분이 출발하고 없다. 이 방에서 나는 혼자 남았지만 까뜨린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외롭지 않았다. 일층으로 내려갔다. 까뜨린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2km 정도가면 나오는 마을의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기로 하고 출발을 하려고 한다. 알베르게 밖으로 나가보니 후미야와 케샤가 있다. 직전 마을에서 묵었던 그들은 이곳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