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이 둘러쌓인 산의 한 가운데, 거대한 골짜기가 바로 보이는 그 위에 앉아 내리쬐는 햇살을 즐기고 있다.
끝도 없는 고요함이 내 귀에 환청이 되어 내려 앉는다.
부드러운 햇살과 포근한 바람, 그 자연 한 가운데에서 나는 한없이 작을 뿐이다.
"왜 너는 혼자니?"
사람이 혼자인 것에는 하나의 이유밖에 있을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 못만났기 때문에.
하지만 이젠 알고 있다. 이것 또한 사랑이라는 것을.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힘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흙, 굴러다니는 돌,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에도 힘이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에도 힘이 있고, 포근히 내리쬐는 햇살에도 힘이있다.
그리고 이 특별한 곳에는, 그 모든 힘이 응집되어 있다.
가끔 그런 곳들이 있다. 알수없는 힘들이 나에게 이상한 작용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
그리고 나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무엇인가가 계속해서 나의 오감을 자극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행복감이 어디선가 계속 흘러 들어와 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사랑으로 충만해진 나는 하늘을 날 수도 있을것 처럼 가벼워진다.
채우면 채울수록 가벼워지는, 신기한 것들.
보드라운 오전의 햇살에 내 몸이 녹아내려 따뜻한 대기와 하나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둥둥 떠다닌다.
이 세상 모든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마른 땅에 꿋꿋히 뿌리를 내리고 푸르름을 내뿜고 있는 저 들풀도,
바람에 조용히 몸을 내맡겨 환상의 앙상블을 만들어 내는 저 나무도,
온 세상을 환하고 따스하게 감싸주는 저 햇살도,
나와 함께 이 시간 이 공간을 함께하고 있는 모든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렇게 온 몸으로 세상을 감싸고, 온 몸으로 소리쳐 말해본다.
이렇게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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