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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재회. 얼마나 변했을까요? 한적한 카페에 앉아 2년전 떠나보낸 그 사람을 기다립니다. 일부러 조금 일찍 나왔습니다. 혼자 조용히, 가만히 앉아 그 사람을 기다려보고 싶었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 차갑던 겨울, 우린 함께했던 긴 시간을 뒤로 한 채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결코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잘 맞는 듯 보였던 우리 사이에도 조금씩 틈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 틈을 눈치챘을 땐 이미 너무 멀리 온 뒤였으니까요. 그 겨울, 전 헤어지자 얘기했고, 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을 흘려보냈습니다. 이젠 그 대답을 들어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말로 들어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의문으로 남아있는 내 마음을 위해 어쩌면 아주 조금은 용기를 내 본 것인.. 더보기
산티아고 가는 길 D+39. Adios 2011년 9월 29일. Fisterra > Santiago 마지막으로 다시 베낭을 둘러매고, 산티아고 행 버스에 올라탔다. 그랬다. 우리는 오늘 산티아고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아틸라는 오늘 헝가리로 떠나는 비행기를 탈 것이다.산티아고로 돌아가는 버스는 구불 구불한 길을 오래오래 달렸고, 이리들썩 저리들썩 하는 와중에도 나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 그와 함께인 아직은 그를 다신 볼 수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간만에 탄 장거리 버스여행으로 속과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5분만 더 탔다간 진짜 멀미를 할 것만 같았던 순간, 우리는 다시 산티아고에 도착해 있었다. 익숙해진 길을 따라 시내로 향했다. 오늘 하루 산티아고에 더 머물러야 했던 나를 위해 조용한 방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