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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얼마나 변했을까요? 한적한 카페에 앉아 2년전 떠나보낸 그 사람을 기다립니다. 일부러 조금 일찍 나왔습니다. 혼자 조용히, 가만히 앉아 그 사람을 기다려보고 싶었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 차갑던 겨울, 우린 함께했던 긴 시간을 뒤로 한 채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결코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잘 맞는 듯 보였던 우리 사이에도 조금씩 틈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 틈을 눈치챘을 땐 이미 너무 멀리 온 뒤였으니까요. 그 겨울, 전 헤어지자 얘기했고, 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을 흘려보냈습니다. 이젠 그 대답을 들어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말로 들어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의문으로 남아있는 내 마음을 위해 어쩌면 아주 조금은 용기를 내 본 것인.. 더보기
사랑의 색깔 하루하루 살아가다보면 문득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사랑은 나도 모르게 찾아왔다가 제 각각의 이유로 날 떠나가게 된다. 어떤 사랑의 경험은 참 아름답고, 때론 마음 한쪽을 시리게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일련의 사랑에 대한 경험들은 뭉실 뭉실 내 가슴 속 한켠을 채운 채 남겨진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경험이 어땠던가 하는 디테일 보다는 그 사랑 자체가, 그 경험 자체가 그저 커다란 덩어리의 느낌으로 남는 듯 하다. 그 느낌은 빛의 느낌에 가까운 색깔과 같다. 노랑색, 밝은 주황색, 아주 진한 남색 등. 그렇게 떠오른 색깔을 곰곰히 생각하다 보면, 아 이래서 이 사람은 이 색이지. 아, 우리가 이렇게 시작했었지. 아, 이런 것들이 참 좋았었지. 하고 그 소소한 사랑의 경험들도 하나씩.. 더보기
이유. 자꾸만 생각이 나는 이유. 아직도 잊지 못하는 이유. 흐릿하게 남겨진 기억의 잔상. 산산조각 나 버릴 내 안의 환상. 우연이라 말하기엔 운명같고 운명이라 말하기엔 잔인한.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이유. 너와 나의 존재의 이유. 그 짧았던 만남의 이유. 꿈에 또 나왔어. 그리고 난 또 슬퍼하며 잠에서 깨버리고 말아. 시간은 흐를 만큼 흘렀고 이젠 잊을때도 됐는데 난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 이유가 뭘까. 자꾸만 생각나고, 절대 잊을수 없는 그 이유가. 잊을 수 없다기엔 조금 애매해. 기억하고 있는게 제대로 된 건지도 모르겠어. 너무 옛 일인걸. 아득한 기억으로 남은 뿌연 추억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과연 나는 그때 행복했던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물론 행복했어. 행복했던건 확실해. 눈부신 하늘아래 너와 .. 더보기
너도 알게 되겠지 취중진담(1) 그래 난 취했는지도 몰라 실수인지도 몰라 아침이면 까마득히 생각이 안나 불안해할지도 몰라. 난 취중진담 믿지 않아. 아니 어쩌면 안믿는 다는 것이 아니고 아닐 거라 부정하는건지도 몰라. 술취해 하는 말이라고 진심이 아니라는건 아니야. 진심의 여부를 떠나서 술취해서 뭔갈 고백한다는 것은 현실에서 한발짝 물러나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하지만 우리는 현실을 살잖아 ? 술취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에서는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가 되니까. 나 역시 그래. 현실에선 아니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술취해선 하곤 해. 다음날이면 생각도 잘 안나고 후회만 가득 하게 될 그런 이야기들. 그래서 난 안믿어. 내가 술취해서 하는 이야기들을 현실로 인정할 수 없는 것 처럼, 니가 하는 이야기.. 더보기
벚꽃 -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은 활짝 피었네요. 또 금새 언제 꽃이 폈었냐고 되묻듯이 초록잎으로 가득차게 되겠죠. 사랑과 비슷한 것 같아요. 아주 잠깐 동안 한가득 피어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뀌어 버리는 것이. 초록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저 활짝 피어오른 꽃망울이 가져다 주는 만큼의 설렘과 환희를 주진 못하죠. 그래요. 사실 벚꽃에 대한 추억은 다들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에요. 벚꽃엔딩이라는 노래도 있잖아요 ?그렇게 노래로도 만들어져서 불리어지는 걸 보면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장면 속에서는 별것 아닌 일도 뭔가 특별함이더해져 오래 기억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나도 그사람도 특별하지 않았지만 흩날리는 벚꽃잎은 몹시 특별하니까요. 흩날리는 벚꽃잎 아래를 함께 걸었던 사람이 꽤나 있어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