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수레바퀴

남녀가 만난다. 

아주 우연히 서로를 마주치게 되고, 눈빛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낯선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가기 시작한다. 

눈빛으로 시작된 그 관계는 서로를 닮아가게 만들고, 서로에게 익숙해지게 한다. 

낯선 그 사람에게 익숙해진건지, 나를 닮아가는 그 사람의 모습이 익숙한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지게 된다. 

익숙함은 권태를 부른다. 

예전의 설레임은 녹아내리고 없다. 익숙했던 그 사람의 모습들이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그렇게 남녀는 다시 낯선 사이가 된다. 

다시 혼자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길 소망하며 시간을 보낸다. 

물론 쉽진 않다. 사랑의 권태를 맛 본 뒤의 설레임은 낯설기만 하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이제는 혼자 있다는 것에 익숙해진다. 

혼자 영화를 보고 여행을 떠난다. 

마음 한 구석, 한쪽 옆구리의 공허함에도 익숙해진다. 

혼자 무엇인가 하는 사람을 대단한 독립투사라도 되는 양 여기는 사회에서 버티기 위해 더 꼿꼿히 일어선다. 

혼자임에 익숙해지는것, 썩 나쁘지 않다. 함께여도 외로울 수 있듯이 인간은 어느정도는 고독한 존재니까. 

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에 익숙해 지는 것, 그것은 정말 슬프다.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이 닫히고, 그 상태에 익숙해 지는 것은 어쩌면 저주와도 같다.  

 

시간은 계속 흐른다. 

그리고 남녀는 또 만나게 된다. 새롭게 알아가고 새로운 설렘을 찾는다.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은 다시 따뜻한 사랑으로 녹아내린다. 

되풀이 될 수도 있고 어느 단계에서 멈춰버릴수도 있다. 

사랑하는 단계에서 멈추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큰 행운. 

그리고 우리는 그 커다란 행운을 꿈꾸며 사랑의 수레바퀴를 계속해서 돌리고 있다. 

사랑하지 않는 상태에서 멈추지 말라. 

로또에 당첨되길 꿈꾸는 것 처럼 영원한 사랑을 꿈꿔라. 

사랑을 꿈꾸라. 

꿈을 꾸는 것, 그것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첫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