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지 31일, 어느덧 한달.
로마 보르게제 공원.
매미는 울고 바람은 살랑살랑,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은 시원하다.
매미소리가 어쩐지 반갑다.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은 불확실한 꿈을 꾸고 불안속에서 방황한다.
매미소리에 귀 기울일 여유조차 없다.
오늘은 내일을 걱정해야 하고,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해야한다.
내일을 걱정하는 것,
물론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다 잘될거라는, 걱정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말이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다.
스물네살의 동생과 나란히 앉아 매미소리를 듣고 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유럽을 여행중인 동생은 한국에 돌아가고 싶긴 한데 너무 걱정되고 두렵다고 한다.
어떻게 취직을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이다.
그 동생에게 나는 내가 들었던 것 처럼 일단 즐기고 걱정은 돌아가서 하라고, 어떻게든 다 잘 될거라고 말해줄 수가 없었다.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그 말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에 나는 목구멍까지 차 오르는 그 말을 뱉지 못했다.
나 역시 그러질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그러라 하겠는가.
떠난지 한달,
나 역시 아직도 걱정과 불안과 조바심에 마음이 답답해 질 때가 있다.
여행조차 그리 즐겁고 좋고 편한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물론 좋은 것도 너무 많지만 말이다.
요즘은 뭔가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조금 보이려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어쩐지 마음이 조금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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