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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라이프/reviews, movies

연인(1992)









연인(1992) 

L'amant   |   + 10


감독 : 장 자끄 아노 

주연 : 양가휘, 제인 마치 





부드러우면서 강렬한 영화이다. 20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상상도 안될만큼 세련된 작품이다. 

명작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 빛이 바래지지 않는다. 



15세의 어린 소녀와 부유한 30대 중국인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 

디테일하고도 섬세한 감정묘사에 내가 영화속 주인공이 된 양 영화에 빠져들어 버렸다. 


잔잔한 나래이션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단순히 사랑이야기는 아니었다. 

전쟁과 식민지, 그리고 그 시대의 생활상도 고스란이 담고 있었고, 

애써 무덤덤하게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나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만나 함께 타고오는 차에서 둘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않아있었지만 서로를 느끼고 의식하고 있다. 

살짝 내려놓은 손이 조심스럽게 맞닿고, 새끼손가락부터 맞닿은 그 손이 깍지를 끼게 되지만 

둘은 저 멀리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온 신경은 그 손에 가 있을 테지만 말이다. 


씨끄러운 시장통 안의 파란 집에서 나누던 그들의 사랑. 그 씨끄럽고 복잡한 시장통 속에서 

그들은 절대 잊을수 없는 추억들을 만든다. 


어리고 갸날파 보이지만 그 속에 언뜻 언뜻 몸매의 굴곡이 드러나는 제인 마치. 강혜정 닮은 것 같다. 

양가휘의 그 절제된 연기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결국 그들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간다.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대로 말이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것 처럼 가슴속에 추억만을 남긴채, 그리고 잊지못할 사랑만을 남긴채 영화는 끝이 난다. 


원작이 궁금해 바로 책 구입. 아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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