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ets traveling

내 여행의 이유 .






무엇을 위해 이 여행을 시작했는지 사실 아직도 알 수 없다.
일상에 지친것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것도 맞을 것이다.

나의 것인 1%의 의지와 나만의 것이 아닌 99%의 타이밍이 이 시간을 만들어 냈다.

모든 이의 삶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저 평범한 일상처럼, 때론 너무 특별한 운명처럼 보이는 모든 일들이 사실은 태어날 때 부터 계획되어 있다는 것.

운명을 쫒아 떠나온 정해져 있는 나의 삶의 길 위에서 선택은 나의 몫이 아니다. 그저 나는 순간을 살아가고 그 모든 순간에서 내게 주어져있는 길을 향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선택에 대한 책임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진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의 선택이 아닌, 그저 내게 주어진 삶이라 생각하면 되니 말이다.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늘 그러하였듯이 나는 그렇게 나의 선택을 지지한다.


무슨일이든 결정을 해 놓고 나면 수만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잘한 결정인가 부터 앞으로 일어날 무한하고 다양한 미래를 (그 중 실제가 되는 미래는 드물다.) 수도 없이 고민한다.
결정이 실제가 되기 전까지 고민은 수없이 반복된다.
고민은 또 다른 고민을 낳고, 확실치 않은 가능성은 또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내며 날 혼란스럽게 한다.

그렇게 혼자 수많은 고민을 한 뒤, 문득 찾아온 시간을 따라 낯선 곳에 앉아있는 지금은 되려 덤덤하다.

이미 수많은 고민들에 지쳐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 고민하고 선택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지만 아마 또 나는 아무런 선택을 하지 못하고 돌아올 것이다.

아름답고 신비롭고 따스한 새로운 곳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가슴 한가득 기쁨과 환희를 품은채 돌아가게 되겠지.

오직 내게만 주어진 것들을 오롯이 받아들이기 위해선 혼자 떠나야 한다. 그래서 혼자 떠나는 여행이 내겐 더이상 낯설지가 않다.

빽빽한 여행 스케쥴을 만들지도 않았고, 여행기간 동안 지낼 숙소를 미리 정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내일 일어날 일에 대해서만 걱정하는 것. 지난번 길었던 백일의 여행에서 배운 큰 교훈이다.

지고 있는 해가 너무 아름다운데 기차시간이 임박하다면 나는 기차를 포기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름다운 일몰을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런 나 임을 알기에 두렵지만 너무 많은것을 준비하지 않으려 했다. 이미 나는 충분히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고 또 준비해가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지금은 낯선 방콕 공항에 앉아있다. 
삼십분 뒤 나는 조그만 태국 국내선 비행기를 탈 것이고 그렇게 이번 여행지로 결정한 치앙마이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설명할 수 없는 기적임을 알고있다. 치앙마이를 향하고 있는 지금의 내 길이 나에게 정해진 운명이라면 치앙마이에서 일어날 일련의 일들이 내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 되리라 확신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이 두렵지 않다. 삶이란 꼭꼭 숨겨져 있는 내 인생의 보물을 찾아 떠나는 보물찾기와 같은 것이니까.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을 마음에 품은채 떠나보려 한다.


아직 찾지 못한 또다른 보물을 찾아.



2013.11.16 ~ 2013.11.23







'lets travel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 비행기  (0) 2014.11.30
러이끄라통(Loi Krathong) - 태국,치앙마이  (0) 2013.11.21
포천.  (0) 2013.09.08
강릉.  (0) 2012.04.07
D+8  (1) 201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