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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0813.




이십대의 나는 너무 욕심이 많았다. 나는 특별해야 했고, 인정받아야 했고, 실패하지 말아야 했다. 

세상이 내 편이라 늘 생각했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잘 돌아갔었다. 늘 많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고, 나는 단 하나의 인연의 끈도 놓치지 않으려 몹시 애쓰곤 했다.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여 인연의 끈은 점점 늘어났고, 스스로 감당하기 버거워질때 쯤, 나는 끈을 꽉 쥐고 있던 손을 느슨히 풀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틈에 어떤 끈은 여전히 내 손안에 들어있었고, 어떤 끈은 내 손에서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떨어진 끈을 다시 줍고 다시 내것으로 만들려 애쓰던 시간이 많았다. 나는 너무도 욕심쟁이었기에, 내것이 안되더라도 모두 내 곁에 두려 했었다. 정말 애썼다.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온 인연이, 소중한 추억이 사라지는게 싫었기에.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에게도 내가 소중한 인연이 맞을까? 소중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게 맞을까?

어쩌면 나는 너무 내 생각만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기적이게도.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인간 관계는 더하다.
어느 한쪽의 노력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람과는 서로 주고받는 감정의 교류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시간들이 모여 소중한 인연이 된다. 이런 관계는 결코 일방적이어서는 안된다. 나와의 인연을 유지하고 싶어하지 않아하는 사람에게 나는 너를 보낼 수 없어 라고 얘기해버리면 둘 다에게 상처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너무 좋았던 관계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도 물론 존재 한다. 결국 영원이랑 없나보다. 라고 허무해 하기 전에 내 욕심이 과했던 건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서 나는 2014년 8월 13일 오늘, 내 욕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마음은 당장 전화라도 걸어 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 참고서 스스로 반성이나 해 본다.
적어도 왜 인지 알기라도 한다면 이렇게 속터지진 않을텐데.
십년을 서로 축하해오며 보냈던 생일이었기에, 지금껏 내가 느껴온 그 부재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더 진실되게 다가온다. 상실을 앞뒀으리라는 막연한 두려움.

너무 욕심내며 이어온 인연이었기에 그런 것 같다. 처음부터 어딘가가 잘못되어버린 인연. 십년을 함께해도 이렇게 쉽게 끊어져버리고 마는 인연이 되어버린 건, 내 욕심이 과했기 때문이겠지. 물어보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그래선 안된다고 내게 얘기한다. 

마음이 많이 아파서 그냥 나를 탓하고 있다. 왜? 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모를 것 같지만, 앞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관계에서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리.

관계맺음이 중요했던 나의 이십대와 관계 정리가 중요할 것 같은 나의 삼십대.

나는 지금 이렇게 또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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