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인 차림을 한 앨리스 리델]
'앨리스 프레장스 리델'에게 바치는 아크로스티슈*
고요하고 매끄러운 물결을 따라
꿈결같은 달콤함에 젖은
작은 배 한 척 나른하게 미끄러져 가네
다정한 세 자매는
이야기꾼 옆에 다가앉아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행복해하네
태양이 수평선 뒤로 빛을 감추고
메아리도 잦아들어 희미해지면
가을은 어느새 다가와 그림자를 드리우네
그러나 언제나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잠든 앨리스의 영상
그녀는 아직도 이상한 나라의 신비한 풍경 속을 돌아다니네
여전히 이야기꾼 옆에 다가와
옹기종기 모여 앉은 다정한 세 자매
이야기 들으며 즐거워하네
비할 데 없이 황홀한 그 나라를 꿈꾸네
한밤에도 태양이 빛나는
신비함 가득한 그 나라를
너무나 짧은 시간이 사라져 가네
저물어 가는 아름다운 날의 황금빛 속으로...
삶이란 정녕 한순간의 꿈이런가 ?
루이스 캐럴, <거울나라의 앨리스>
* 아크로스티슈(acrostiche, 프랑스어) - 각 행의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한 마디 말이 되도록 만들어진 시
*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루이스 캐럴)
- 수학자, 문학박사, 보수주의자, 이야기꾼, 소설가, 어린이의 친구, 편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사진가, 말더듬이, 독신.
위트가 넘치는, 풍자적이고 환상적인 그의 문장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
정말 궁금하다.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