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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사소한 다툼









온천천을 걷다보면 부산대 지하철역 아랫부분에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대부분 힙합풍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어울리지 않게 초콜렛을 양 손에 든 왠 여자가 끼어있다.

정말 잘 그렸다.


그림속의 여자는 마치

"어떤 초콜렛 먹을래?"

라고 물어보고 있는 듯 하다.
그것도 몇번 물어봤으나 대답이 없는 누군가 때문에 심통이 나있다.

그림을 그린사람이 의도했던 의미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어떤 초콜렛 먹을래?



별 대수롭지 않은 말이라고 여길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큰 싸움이 될 수도 있는 말이다.

똑같은 초콜렛일수도 있다.

하지만 오른손에 든 초콜렛과 왼손에 든 초콜렛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
비록 그 질문을 받은 사람은 그런 의미를 모를 지라도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는 성의껏 대답을 해 줘야 화를 면할 수 있다.


정말 사소한 다툼.


생각해보면 이런 사소한 다툼들로 떠나보내게 된 인연이 꽤 많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초콜렛 따위는 아무거나 줘도 상관없고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는데
그 당시에는 죽어라 답을 들어야 겠고, 죽어라 답하기는 싫었던 것이다.


특히 연인 사이에서 그런 다툼은 더욱 빈번히 일어난다. 아무것도 아닌일로 다투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돌아서서 후회할지라도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기도 쉽지않다.


내가 조금 먼저 양보하고 조금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상황은 부드럽게 마무리 되겠지만, 가끔씩 정말 그럴 마음이 들지 않을 때가 있고, 그런 몇번의 상황 중 한번이 인연을 끊게도 만드는 상황으로 발전해버리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아무일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데 말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성의있는 대답, 마음으로 생각하고 내뱉는 대답,
그거 하나면 해결 될 사소한 다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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