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년
내게는 특별한 일주년 기념일이다. 제헌절, 7월 17일, 그리고 27살의 내가 그 누구의 의견도 듣지 않은채 나만의 의지로 회사를 그만두고서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날. 두고온 모든것들에 대한 미련에 출국심사 후 혼자 몰래 눈물을 닦았고,두려움과 설레임이 뒤섞인 묘한 기분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런던으로 가는 그 긴 시간을 뜬 눈으로 지새우고, 말도 안되는 이미그레이션으로 히드로 공항에서 녹초가 되고, 힘겹게 찾아간 호텔 로비에서 직원과 언쟁을 벌이고 새벽 4시에 체크인을 했던 그 길었던 하루. 그 날의 기억들이 아직도 내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산티아고. 여행을 위해 떠난 것이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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