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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내 마음이 말하는 것






가끔 그럴때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혹은 머릿속으로는 아니야 라고 외치면서도 입이 혼자 말하고 있을때가.

주워담고 싶지만 주워 담을수도 없고,
시작한 말의 끝맺음을 위해 더욱 더 많은 말을 이어하는,

가슴이 탁 하고 막히고 목이 메이는 그런 상황.
시간이 지나야만 괜찮아 지는, 아니 절대 괜찮아 질 수는 없지만 시간에 비례하여 조금씩 무뎌지는.


우리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언어로 그 생각을 모두 표현하는 것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내가 하는 이 말이 내 생각의 1/10도 표현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반대로, 내 생각과 무관하게 입이 혼자 얘기하는 말들이 있다.
그런 말들은 과연 진실인걸까 진실이 아닌걸까. 혹은 진심인걸까 진심이 아닌걸까.

알 수가 없다.

내 마음이 어떤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나는 내가 진실을 말하는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고,
내 진심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나는 진심과 진심이 아님을 가려낼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은 상황에 따라 아주 많이 달라진다.

가령, 이별의 상황에서 사람의 마음은 아주 불행하고 우울해진다.
행복했던 기억과 현실의 아픔에 그저 당혹스럽다.
상상도 않았던 모진말을 수없이 쏟아 내면서도 철렁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참아가며 버틴다.
말하는 순간에도 수없이 후회를 하지만 이성이 제어를 상실해 버린 그 순간은 정말 말 그대로 통제불능상태.
진심이 아닌 것은 아니다. 진실이 아닌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우울한 상황이 우울한 진심과 우울한 진실들만 끄집어 내게 만드는 것 같다.


술이 취했을때는 더욱 어렵다.
나의 마음이 스스로를 거의 통제하지 못하게 된 상태, 아니, 말의 속도를 도저히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온 그 말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지 출처조차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 나의 머릿 속 깊은 곳 어디에선가 튀어나온 말임은 분명하다.
진심인지, 진실인지 나 조차 판단할 수 없다. 기억할수도 없는데 어찌 판단을 하겠는가 ?


나 스스로가, 아니 내 입이 뇌와 무관하게 움직인 그 순간들 또한 우리네 삶에 꽤나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기억하기조차 힘든 말들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꽤나 많이 괴롭힌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는 너무 다른 모습, 내가 상상했던 적도 없는 듯한 이야기들,
하지만 내 입으로 나왔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


그래서 늘 내 마음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나의 마음 어느 구석에서 튀어 나온 말인지 정도는 스스로가 깨달을 수 있게 .
입으로 나오는 말이 내 뇌의 어떤 부분과 일대일 매칭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국 이 모든것은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된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람은 정말 대단하고, 
모든것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어 주는 시간은 정말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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