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잊혀졌다. 또 달라졌고, 다시 변했다.
모든것이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 버릴까봐 두려웠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두려움 마저 아무것도 아닌게 되 버렸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둬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버려뒀고, 지금도 그냥 흘러간다.
불만족했다. 바꿔보려 애썼고 스스로를 참 괴롭혔다.
그러면서도 나는 만족했다. 붙잡으려 했고 놓지않으려 했으며 또 기뻐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난 시점을 정확히 기억한다.
나는 너무 쉽게 단념했고 포기했다. 물론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하지만 끈기라는 것과 친하지 않고 타협이라는 것에 능한 나는 내 나름의 삶을 또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여러가지 미래를 꿈꿔본다. 아직 일어난 것은 하나도 없다.
내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꿈만 꾸는 미래는 두려움이다.
만족했다. 고질적인 불만족으로 가득한 내 머릿속 한쪽 구석에는 그래도 그런 나 자신에의 만족이 존재했다.
그리고 불만족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정의내리고 답을 찾으려 애쓰는 내가 안쓰럽다.
답은 어차피 내게 있다. 이것도 답이고 저것도 답이다.
어떤 삶을 살든 내 삶은 내가 내린 답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정답일 필요는 없다. 삶은 주관식이고 내 삶을 매기는 사람은 없으니까.
문득 바보가 되어버린듯한 내 머리가 슬퍼진 오늘이다. 슬퍼하는것도 우습다. 그리고 모든것은 또다시 반복되겠지.
찰리채플린이 그랬던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모든 삶은 기쁨이고 즐거움이라고 믿는다. 비록 힘들고 슬픈 순간 순간이 모여 만들어진 인생일지라도 말이다.
어떤 선택을 했든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걸 안다. 그게 나니까.
만족하면서도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치유될 수 없는 병과 같은 것이리.
지금 내 삶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자연을 더 가까이 하지 못한다는 것.
그 땅밑으로 가라 앉으려 드는 묵직한 공기를 숨쉴 수 없다는 것. 그 속에서 투명하게 비워지는 나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그저 백지장 처럼 하얗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 아낌없이 주지도 못하고 받지도 못한다는 것.
투명함과 흰색의 차이. 투명하지 못한 흰색과 같은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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