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complete

하찮음.





때때로 나는 이 세상이 움직이고 돌아가는 경이로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내가 있다. 아주 작고 미미한 영향력을 가진 한 사람.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한다.
서비스가 생기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렇게 회사가 생기고 그 회사가 이윤을 창출하며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된다.
수도없이 많은 사람과 회사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이 모여 나라를 이루고
그런 나라들이 모여 세계를 이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을 사람들이 컨트롤 하고 있고,
알 수 없는 아름다운 것들이 탄생되고 또 사라져간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는 녹고있고, 하늘의 공기는 사라져 구멍이 뚫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하지만 모든 것은 나와같은 미미한 개인들이 하루에 아주 조금씩의 일을 해서 이루어 낸 결과라는 것.
나 라는 존재가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역고찰쯤 될까.

때론 너무나도 신기하다. 회사가 굴러가고, 나라가 굴러가고, 이 세계가 굴러가고 있다는 것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만원 버스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옮겨져 가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어느 곳에서든 책을 손에 쥐고 열심히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이 세상을 움직이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과연 이 지구상에 얼마나 큰 영향력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
경쟁, 그리고 이기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마음 속 울림. 
지구를 움직이는 하나의 부속품으로 스스로를 전락시켜 버리는 행동들. 


거대한 대자연 앞에서 사람은 얼마나 하찮고 미미한 존재인지.
하지만 우리는 그 거대한 자연조차 만들어 낼 듯이 거만하고 또 당당하게 존재한다.
그래봐야 고작 나사 못 하나정도 밖에 되지 않을텐데 말이다.

자기계발중독증,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앓고 있는 병이 아닐까.
나 또한 심각한 상태인 듯 하고.


그래서 너무 그립다.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내가 하고 있는 아주 사소하고 미미한 일들이 처리될 때 마다,
영어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시계를 보고 한숨을 쉴 때 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자연속 일부로, 그냥 존재했을 언젠가의 내가 그립다.  

죽어라 열심히 살아 내 몸을 축내고 스트레스 받으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으나,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는 너무도 미미하고 하찮을 뿐일테니 말이다.


하찮음, 그렇지만 행복한 하찮은이가 되리라.


 

'incomple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있어야 할 곳  (0) 2012.03.05
두려움  (0) 2012.02.20
타인  (0) 2012.01.30
불완전함.  (0) 2012.01.27
밤 버스  (0) 201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