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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냉소주의.




넌 역겹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위험한 존재야. 




냉소주의가 가득 묻어나는 영화들을 보았다. 그 차가운 씁쓸함이 삶의 허무함 이라는 긴 여운을 남기고 만다.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삶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열심히 살아야 할 필요도 없고 기쁠일도 슬플일도 없다. 

삶이 끝나면 모든 것은 끝나고, 삶은 무조건 끝나게 되어 있으니 괜시리 아둥바둥 살 필요가 없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슬퍼지며 무슨짓을 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존재가 되고 만다. 



아. 정말. 그렇지만 난 (전혀) 냉소주의자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한때는 굉장히 모든 것을 시니컬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구나 다 그런 시절이 있었겠지만, 

사실 이성적이라는 단어에 숨겨진 냉소주의가 은연중에 툭툭 튀어나와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전혀 시니컬하지 않다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냉소적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이기심을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인게 냉소적인 것은 아니지만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전제로 하는 냉소주의에는 기본적으로 이기심이 깔려있는 거겠지.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씁쓸하게도 사람과 사람이 결코 같지 않음을 증명한다 생각한다. 

무관심, 관심이 없는 것. 무관심 하다는 것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관심과 무관심의 상대성, 어느 한 쪽은 상처받을 수 밖에 없는 삶의 공식. 



마음속에 몇마리의 새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한마리 한마리 날려보내고 있다. 

무관심으로 날려 보내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자유롭기 위해 넓은 세상으로 보내 줄 뿐. 

물론 넓은 세상이 어떤 곳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폭풍우를 만나 쓰러질수도 있고, 혹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 영원한 행복을 맛볼수도 있다. 

떠나간 새의 삶은 내겐 더 이상 무의미할뿐이다. 이런 생각을 할 때 보면 나는 꽤나 시니컬하구나 싶다. 



타인의 삶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 인생을 가급적 나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나와 엮여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도 삶의 방향을 바꿀 정도의 역할은 하지 않으려 했다.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그것은 모든 개인이 마찬가지여야 한다. 하지만 때론 우린 내 인생의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겨 버리고 말기도 한다. 누군가의 삶을 책임을 지기엔 한 개인은 너무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해내며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기엔 너무 나약하고 무책임하다. 무책임 또한 냉소주의의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기심, 무관심, 무책임, 하지만 삶을 그렇게 내버려 둘 순 없지. 



많은 변화가 있는 2013년이다. 많은 일들이 정신없이 일어나고 또 사라져간다. 

스무살의 끝자락. 내 마음에도, 내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생활이고 새로운 환경이다. 


책이 읽어지지 않고 글이 써지지 않는 요즘이 안타깝지만 마음이 안움직여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책을 읽어도 집중이 안되고 머릿속은 딴생각들만 가득하다. 아마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너무 자주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하고 다양한 세상을 맛본다. 


원치 않았던 일들도 생기고 무책임하게 내버려둬야 했던 일도 생기고 나만 생각해야 하는 일들도 생긴다. 

피하고 싶고 숨고 싶은 순간들도 점점 많아진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삶의 즐거움이 커지는 만큼 삶의 두려움도 커진다. 



모르겠다. 생각할수록 복잡하다. 이 시니컬한 세상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는 않아야 할텐데, 

잠시 내려놓은 나 자신을 다시 조금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근데 어디서 다시 찾아와야 하지 ?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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