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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나는 병들어 있었다.

그리고 오늘 까지 밖에 살 수가 없었다.
덤덤히 삶의 마지막을 받아들이기 위해 약을 먹었다.
이 약을 먹고 나면 두 세시간 이내에 죽을 수 있다고 했다.

조용히 차에 앉아 죽음을 기다렸지만 너무 무서웠다.

나의 죽음을 알게 된 친구들이 하나 둘 모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죽음을 기념하는 파티를 열고 있었고
파티장에는 멋진 음식과 낯선 즐거움이 가득했다.
모든 것이 다 있었지만 우는 사람은 없었다.

사랑하는 친구들이 곁에 있었다.
모두 나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내 옆자리로 한명씩 다가와 나에게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

오래전 빌려간 책을 가져온 친구도 있었다.
마지막 선물이라며 나에게 선물을 주는 친구도 있었다.
예전 내게 사랑을 고백했다 차였던 오빠도 나타났다.
너를 주려 준비했으나 이젠 쓸모없으니 다시 가져가라며 반지를 두개 내게 준다.
내게도 더이상 필요없는 것들인데. 내게 남은 것들은 모두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친구에게 줘야지.

약을 먹었는데도 죽어지지 않았다. 죽기싫다는 생각이 든다. 

차 밖으로 나가 음식을 조금 먹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사람들이 많이 와 있다. 


오셨어요. 저 오늘 죽을거에요. 많이 아팠었어요 .이제 마지막이리고 하네요. 


내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괜찮다 얘기한다. 

전 이제 늙지 않고 계속 29살이잖아요. 괜찮아요. 

어쩔수 없으니 덤덤히 받아들이라며, 그리고 오늘 음식은 참 맛있다 얘기한다.

약을 먹고 죽기위해 아무것도 먹지 않은게 생각나 조심히 음식을 입안에 넣어본다.
죽기싫어.. 이 좋은 세상을 두고 떠나야하다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한테 더 잘하지 못함이 마음아프다. 싸웠던 친구들, 고마웠던 친구들, 모두 다 아쉬움이 되어 다가온다.

밖에 앉아있기가 힘들어 집안으로 들어간다. 죽기싫어.
그리고 죽어지지도 않는다. 약을 먹은게 아무 소용이 없나보다.

집엔 아무도 없었다. 문득 엄마 생각이 났고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죽기싫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시련이 온 걸까.
내가 아직 다 살지 못한 아름다운 삶이 아쉽다.
왜 하필 나일까. 난 아직 준비가 안됐다.

약이 부작용을 일으켜 날 살아있게 만들어 주면 좋겠다.
죽기싫다. 이토록 눈물겹게 난 살고싶다.

그렇게 울다가 잠에서 깼다.


오늘은 여러가지로 힘든 날이었다. 그래서 내게 이런꿈을 꾸게 하셨나보다. 삶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다시 깨닫게 하셨나보다.

이런식의 내가 죽는 꿈은 두번째다. 이번 또한 너무 생생하다.
깨어나서도 빨라진 심박수와 눈에 가득 들어간 힘과 마음 깊은곳에서 시작된 나의 외침이 쉬이 사라지지않는다.

죽기싫어..

내게 주어진 삶을 생각하고 한번 다시 돌아보고 살아가라는 뜻이신가 보다. 그리고 그 모든것이 꿈 임에 참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 눈물겹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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