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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접어두기





마음이 유독 심란한 요즘이다. 내가 원하는 삶과 지금 나의 삶이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저 방황을 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타당한 이유는 있고, 내 마음에 몰아치는 폭풍의 대충 알 것 같다. 


바람이 불어 이는 파도는 바람이 멎으면 잔잔해지지만, 땅속의 요동으로 생긴 파도는  저 멀리까지 끝없이 퍼져나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리고 지금 내게는 수면위로 이는 바람과 깊은 곳의 요동이 공존하고 있는 듯 하다.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 그것에는 타인을 향한 거짓말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나 자신을 향한 거짓말이고, 어쩐지 지금의 나는 내 자신을 기만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기분은 나의 지금에 크디큰 제약을 가져다 주고 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에 나는 그 것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나는 그 것을 더더욱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이 그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기에 나는 어떻게도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닐 일, 그저 내려놓으면 될 일이지만 내겐 그저 내려놓기가 쉽지만은 않다. 

내려놓진 못하더라도 접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접고 또 접어 둔 다음 때가 되면 다시 넓게 펼쳐내리 .


무엇을 원하는가 ? 


아직 알 수가 없다. 지금의 혼란을 비켜가기 위해 그저 모든 것을 접어 두려는 것이다. 

삶의 기쁨, 자연에의 경탄, 사랑의 환희. 지금 내게는 조금 먼 그 것들이 다시 내 삶을 가득 채울 날을 기다리며, 

그래도 나름 노력하는 오늘을 살고자 한다. 


지금의 내 마음은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가 없다. 나 조차도 정확히 알 수 없는데 누구에게 어찌 설명하리. 

하지만 이 삶이, 지금의 이 내 모습이 내가 원하고 바라는 모습이 아님을 알기에 더 나은 삶을 위해 나는 노력하게 될 것이다. 

타인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야 함을 알고있다. 스스로 해결하고 스스로 이겨내야한다. 

모든것을 내려놓자는 지금도 나는 이토록 치열할 뿐임이 한스럽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지금의 나 인걸. 


내 마음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이해를 강요받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궤변을 끝까지 듣고 반박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내 마음속 개는 참을성이 많이 부족한 듯 하다.  

내 마음 깊숙이 상처를 남긴 그 몇마디 말은 아무렇지 않게 날 관통하고 지나갔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한번 잃은 신뢰는 쉬이 회복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것이 회복되겠지만, 그 상처는 늘 그러했듯 오래 기억될 것이다. 


평정, 내면의 평화. 

하루에도 여러번 소용돌이 치는 내 마음속 평화를 되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나 스스로가 그렇게 애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쑥 튀어나온 감정의 소용돌이들은 타인으로 하여금 나를 평가하게 만드나보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지금은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저 나의 관대한 평가였을 뿐. 

그리고 그것을 아직 너그러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는 아직 미숙할뿐이다. 늘 그러했듯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여행을 좋아한다. 모든 과거의 나를 잊을 수 있게 해주는 그 낯설음이 좋다. 그 낯설음 속에서 나는 숨길것도 의식할 것도 없다. 

그저 나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대로를 즐기면 된다. 언어까지 다르면 더욱 좋다. 타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는 평화를 느낀다. 소란스럽지만 아무것도 내가 이해할 수 없을 때, 그것은 침묵속에 있는 것과 같다. 


어쩌면 나는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건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사람, 나를 아는 사람,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은 나로 하여금 많은 제약을 갖게끔 한다. 

그것은 도덕, 윤리라는 이름으로 감춰진 것들과 스스로가 나에게 만들어 둔 굴레가 포함된다. 

그 굴레 속에서 너무 많은 것을 펼쳐놓고 사는 지금의 나는, 그러길 원치 않는 나에게는 너무 버겁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판단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가고 상황은 달라진다. 

어쩌면 시간의 흐름에 기댄채 두고 보는 것이 지금의 답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 나는 그리하게 될 것이다.  


그저 듣고 대답은 유보하리. 내 마음은 접어둔채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리. 


욕심도 미련도 모두 고이 접어 시간의 물살에 가만히 띄워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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