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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행복하지 않은 것





누구나 마음속에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씩은 있다. 



'언젠가는 꼭 이루고 말거야.' 라는 일종의 자기최면. 또는 간신히 붙들고 있는 희망의 끝자락


이런 생각들은 지금은 힘든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을 꿈꾸는 일종의 도피처이기도 하다. 

결코 현실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도피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힘들때마다 숨어있던 도피처가 사라져버렸을때, 우리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된다. 

꿈은 사라지고, 늘 나를 괴롭혀 온 현실만 남게된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이룬다는 것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마음은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되고 갈곳을 잃어 갈팡질팡 하게 된다.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무의미한 질문을 던지고는 답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한다. 

늘 답이 있는 삶을 살아온 우리들에게는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결여되어 있다. 




지난 가을, 6년간 꿈꿔온 산티아고를 방문했던 순간 나의 꿈은 사라졌다. 

행복할 줄 알았는데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더 이상 가야할 곳이 없었고, 가고싶은 곳도 없었다.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그 하나가 내 것이 되어버린 순간 , 그 다음으로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나는 찾을 수 없었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없이 미궁속에 던져진 기분이었다. 

이 길도 아닌것 같고 저 길도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미궁을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물론 나는 꿈을 이뤘다. 하지만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고, 되려 엄청난 상실감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렇게 나 꿈을 이룬다는 것이 결코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금방 잊는다. 


무엇인가를 얻는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상실감 또한 얻게됨을 뜻하는 것임을 잊고 말았고,  

또 다시 상실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해결은 간단하다. 

새로운 것을 꿈꾸면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은 반복된다.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을 꿈꾼다면 ? 그렇다면 나는 언제나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 

사람은 워낙 간사한 동물이라 불가능한 것을 꿈꾸진 않는다. 아니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마 그런 것 같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내 인생이 내가 꿈꾼 대로, 내가 원하는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일수도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없는 지금의 내 삶 속에서는 모든 것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리. 


지금의 이 불안함과 혼란들이 내가 지금 잘 해나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믿기로 했다. 

그래야 할 것 같다.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내가 만든 굴레를 풀어 줄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 




survive 와 live. 


지금 나는 살아남아야한다. 그저 살고 싶지만 나는 생존해야한다. 

LIVE를 꿈꾸며 나는 SURVIVE 할 것이다. 그 꿈이 이루어 졌을때 또 힘들어 지겠지만 그래도 나는 삶을 꿈꾼다. 



또 다른 꿈. 꿈이 있기에 나는 또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전 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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