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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2011

피에네스떼레 D+38. 끝과 시작






2011년 9월 28일.   


Fisterra 






느지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걷지 않아도 되는 아침이 어색하기만 하다. 
해가 질 무렵 라이트 하우스에 가는 일정 외에는 우리에겐 계획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뭔갈 먹어야 할 것 같아 밖으로 나갔다. 아침의 피스테레는 차분했으며, 흐린 날씨 탓에 잿빛으로 물들어 보였다. 

해안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셨다. 스페인 사람들은 정말 샌드위치를 사랑하는 것 같다.
어느 레스토랑엘 가도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는 메뉴인 걸 보면 말이다.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다. 아틸라도 기분이 좋아보인다. 어제처럼 우울하지 않아 다행이다. 
테라스 자리에 앉아 오늘도 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아는 얼굴이 정말 없다. 
순례자의 길이 끝났음이 새삼스레 실감난다.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와 방파제를 따라 걸었다. 조그만 고깃배들이 바다에 제멋대로 떠 있다. 
보통은 부둣가에 줄지어 서 있기 마련인데, 저 배들의 정체는 뭘까? 
저렇게 제각각 떠 있어서야 배를 타러 갈 수가 없지 않을까 ?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서 있던 방파제 벽에 사다리가 있었고 그 아래에 배가 한척 있었다.

저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저 배를 타나보다. 낯설고 신기하다. 


제멋대로 둥둥 떠 있는 배들을 보다보니 이 작은 마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생겨먹은 제멋대로 사는 마을, 순례자들의 마지막과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다.  









 아무도 없을 것 같던 아침의 방파제에서 우리는 헝가리안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그 젊은 헝가리 커플은 그 곳에 없었고, 대신 아저씨 또래로 보이는 중년의 아주머니가 함께 있었다. 

새로운 동행을 만났나보다. 너무 늦게 만난 감이 있지만 어쨌든 불만 가득하던 젊은 헝가리안 커플은 기뻐하고 있을 듯 하다.


아저씨도 우리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영어를 못하기에 나와는 가볍게 인사만 하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곁에 있는 것이 더 불편할 것 같아 혼자 이리저리 방파제를 돌아다녀본다. 









통발과 이런 저런 고기잡는 도구들이 쌓여있었다. 바다와 늘 가까이 살았던 내게는 익숙한 모습들이다. 

혼자 방파제 끝까지 한바퀴를 돌았고,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아틸라는 그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슈퍼마켓 위치를 확인하고 우리는 그들과 인사를 하고 방파제를 돌아 나왔다. 그리고 아틸라는 나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방금 그 아저씨와 함께있던 여자는 그 아저씨의 초등학교 동창생 이라고 한다. 

젊은 헝가리안 커플과 피스테레에서 헤어지고 혼자 남은 아저씨에게 왠지 낯익은 얼굴이 다가왔고, 

그들은 그렇게 낯설디 낯선 스페인의 피스테레에서 31년만에 재회를 했다고 했다. 


아주머니 역시 혼자서 카미노를 모두 끝내고 이 곳에서 혼자 남겨졌었고, 그 둘은 만나게 된 것이었다. 


얼마나 신기할까 ? 


꼬마일때 알던 친구를 31년이 지나서 다시 만나다니, 그것도 낯선 땅에서 말이다. 

그 기분이 어떨지 조차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건 운명일까 ? 아니면 그냥 우연일까 ?



그들의 신비한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도 31년이 지난 뒤 이 곳에서 다시 만나자 기약없는 약속을 했다. 

웃으면서 늙은 서로의 모습에 대해 얘기하곤 했지만 마음 한쪽끝이 시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슈퍼마켓에 들러 간단한 간식을 샀다. 슈퍼마켓 가는 걸 둘 다 몹시 좋아했었다. 

크지 않은 슈퍼마켓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우리를 위한 마지막 양식을 준비한다. 

 

내가 좋아하는 자두와 아틸라가 좋아하는 배, 그리고 우리가 좋아했던 초코샌드와 통밀 비스켓을 샀다. 

오늘과 내일까지 우리가 먹을 양식이었다. 샌드위치를 더 만들 필요는 없었기에 참치와 치즈 코너는 그냥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500ml짜리 커다란 요거트를 짚고는 슈퍼마켓을 나왔다. 


그가 벌컥 벌컥 요거트를 마시기 시작한다. 



"너 그거 한번에 다마시려고? 그러다 배탈날텐데? "

"아냐 괜찮아. 이거 다 먹어도 아무렇지 않을거야."



그러더니 진짜 그 한통을 다 먹어 치웠다. 대단한 헝가리안 이라고 칭찬을 해 주었다. 



낯선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녀본다. 좁고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진 길을 따라 집들이 이어져 있었다.

우리나라의 달동네를 떠올리게 하는 길들이었다. 길이 생기고 집이 생긴게 아닌, 

집이 먼저 생기고 길이 만들어져 그렇게 제멋대로 만들어지게 된 마을들, 왠지 정감가는 동네다. 


골목에는 가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도 있었고,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히피들만 받는다고 하는 허름한 알베르게도 있었고, 번듯하게 잘 지어진 호텔도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었다. 일상이 있는 곳,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 이었다. 


우체국에 들러 엽서를 샀다. 산티아고의 끝에서 꼭 엽서를 써서 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엽서를 보내야 할 사람을 생각해보니 그리 많진 않았다. 서너장의 엽서와 우표를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아틸라는 카미노에서 만난 친구에게 그림을 그린 엽서를 보낼거라고 했다. 

그와 그 친구들 사이의 암호로 통했던 어떤 포즈를 그리기 위해 연습장다가 그리기 연습을 하고있다. 

테이블에 앉아 그는 그림을 그리고 나는 엽서를 썼다. 


가족과 친구들, 엽서 한장에 남기기엔 할 말이 너무 많을 것 같았지만 막상 쓰려니 별로 쓸게 없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를, 내가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가를 썼던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엄청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나는 다 잊게 될 것만 같았다. 

다시 처음부터 사진을 하나 하나 돌려보고 중간중간 끄적여 둔 메모들도 꺼내보면서 기억을 되짚어본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날짜별로 하나 하나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으면 분명 잊고 말 것만 같았다. 

(결과적으로 그 노트 덕분에 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모든 일들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카미노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는 것 같았다. 


처음과 중간과 끝. 그 세 파트는 너무도 달랐고 그 모든 순간들이 내게는 기적이었다. 

그 중에도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나와 마지막을 함께한 한 사람이었다. 



하나 하나 돌이켜 생각해봐도 그의 존재는 내게는 정말 큰 의미였다. 

내일이면 그와 헤어지게 된다. 아마 평생 다시 못보고 살아가게 될 수도 있었다. 

나의 여정은 끝이 나지 않았지만 남은 여정을 그와 함께할 순 없었다. 그도 그것은 원치 않는 듯 했다. 

잘 모르겠다. 만약 그가 나에게 같이 헝가리로 가자고 했다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둘 다 이 모든것은 이 길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았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라는 것도. 




마지막 한 장 남은 엽서를 꺼내들었다. 아틸라도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의 소중한 인연에게 엽서를 쓴다. 내일 그와 헤어질 때 줄 예정이다. 



*


모든 것에 대해 고맙고,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좋아한다고. 

나의 아름다웠던 한여름밤의 꿈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그리고 안녕. 


*


이라고 썼던 것 같다. 카미노의 전 여정이 그려져 있는 엽서였다. 

그 길에서 그와 내가 함께한 구간을 형광펜으로 칠했다. 절반 이었다. 

그와 함께 걸었던 450여 키로미터가 내 삶에 미칠 영향은 정말 엄청날 것이다. 


그와 헤어진다니...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은 미래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온다. 









스페인의 노란 우체통에 엽서를 넣었다. 무사히 한국에 도착하길 ! 




순례자 사무실에 들러 크레덴셜을 발급받았다. 피에네스떼레까지 무사히 왔다는 증서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와 긴 시간을 함께 한 스틱을 부쉈다. 톱이 없어서 그냥 힘으로 잘라냈다. 

내 손의 힘으로 틈이 갈라진 부분만 작게 잘라 챙겨두고, 끄트머리 부분은 라이트하우스에서 불에 태우기 위해 또 챙긴다. 









마을에서 라이트하우스 까지는 3km 정도 걸어야 했다. 우리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라이트 하우스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무거운 배낭도, 긴 스틱도 없이 걷는 것은 몹시 어색했다. 한달을 넘게 몸에 익혀 둔 작은 버릇들도 금새 잊혀지겠지. 



바다를 따라 이어진 아스팔트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세상의 끝이 바로 저기에 있다. 









아주 예전의 순례자가 그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끝을 앞둔 순례자의 표정이 진지하다. 

저 아저씨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 혼자서 이 길을 고독속에 걸어 온 사람의 마음은 어떨지 모르겠다. 

뻔히 보이는 끝을 향해 걷고 있는 나와는 기분이 다르겠지 .





드디어 오고야 말았다. 0km... 









아침에 요거트 500ml를 원샷한 아틸라는 배탈이 나서 레스토랑에서 민폐를 여러번 끼쳤다. 

배탈이 난 아틸라를 기다리며 0km 돌비석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0km, 세상의 끝. 오래 된 듯한 돌비석에 적인 그 숫자는 세월의 힘에 의해 바래지고 망가져 있었지만

이 곳이 세상의 끝임을 알려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세상의 끝, 아니 스페인의 끝. 

동쪽 끝에서 시작해 서쪽 끝에서 마무리하는 카미노의 끝. 


카미노만 이 곳에서 끝날 뿐이다. 길은 여기서 끝이지만 우리에겐 더 많은 것이 새로 시작될 것이다.

끝없이 이어져 있을 우리네 인생의 길, 그리고 그 길 위를 걸어 가야 한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그 길 위를 걷고 있을 뿐이다. 그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삶이 존재하는 한 그 길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라이트 하우스를 지나 정말 더 이상 앞으로 갈 곳이 없는 지점까지 갔다. 

그 곳에는 많은 순례자들이 내려 놓고 간 물건을이 쌓여 있었고, 꺼지지 않는 순례자들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 불꽃이 꺼지지 않게 우리의 고통을 그 곳에 넣었다. 

힘들고 안좋았던 순간은 모두 그 곳에서 불태워 버리고, 좋았던 순간들만 남긴채 돌아 갈 것이다. 










한참을 서서 불꽃을 바라보다 저 절벽 끝자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해가 서서히 지려고 하고 있었다. 









드넓은 바다였다. 끝없이 넓었고, 호수처럼 잔잔했다.

우리를 정말 조그만 존재로 만드는 자연의 거대함 앞에서 우리는 삶과 존재에 감사했다. 


이렇게 함께 있다는 것, 그 것으로 충분했다. 

말없이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나와 그의 미래를 축복했다.  









거대한 바다 속 작은 물결들이 하얀 거품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티끌하나 없던 넓고 푸른 바다 위에 조그맣고 예쁜 하트를 그려주었다.



우리를 위한 선물이었다. 하늘과 구름이 그려준 하트에 이어 바다와 파도가 그려준 하트도 선물받은 우리는 

정말 행운아들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의 사랑을 우주가 축복해주는걸까? 


바다위에 그려진 하트는 금새 사라졌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해가 점점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더니, 푸른 바다위에 황금빛 길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 앞으로 부터 곧게 저 끝까지 이어진 황금빛 길은 우리에게 얼른 오라고 손짓하는 듯 했다. 


태양의 주황빛 따스함이 내 마음속에 잔잔히 퍼져나갔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앞에 펼쳐진 곧고 빛나는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은 끝이났고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돌아가더라도 우리는 곧고 빛나는 우리의 길을 찾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삶의 길, 그 길위에서는 화살표를 찾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화살표를 찾아 길을 가기위해 우리는 늘 노력 할 것이고, 잘못된 길을 가서 돌아오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필요한 그 순간에는 인생 길의 화살표를 찾게 되리라는 것을 믿는다. 


모든 삶은 기적이다. 그리고 그 것을 믿는 자에게 세상은 관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을 사랑하는 것, '나'의 삶과 '나'의 길 위에는 '내'가 있고, 그런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은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것. 


이 길위에서 내가 배우게 된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 



힘들게 알게 된 그 모든 것들을 쉽게 잊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앞으로 살아갈 나의 길 위에선 더 많은 것에 감사하고 더 많은 것을 사랑하며 살아 갈 것이다. 

 









해가 졌다. 세상이 깜깜해졌다. 더 어두워 지기 전에 우리는 라이트하우스를 다시 돌아 내려왔다. 

자주 마주쳤던 폴란드 할머니가 우리를 라이트 하우스에서의 저녁식사에 초대했지만 공손히 거절했다. 


마지막 밤이었다. 우리는 무사히 카미노를 끝낸 축하파티 겸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배탈이 난 아틸라는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먼저 숙소로 돌아갔다.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지만, 

좋은 레스토랑의 저녁보다 추억이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혼자 슈퍼마켓으로 들어갔다. 



좋은 와인을 한 병 샀다. 치즈와 터키햄을 샀고, 아스파라거스와 버섯도 샀다. 다들 최고급들로 준비했다. 

 한손 가득 슈퍼마켓 봉지를 들고 숙소로 올라갔다. 뭔갈 잔뜩 사온 나를 보고 아틸라가 놀랜다. 



"그간 고생 많이 했잖아.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밤을 위해 내가 준비했어. "




이것 저것 늘어놓고 둘만의 만찬을 즐겼다. 와인이 부드럽게 목을타고 넘어간다. 치즈도 이제 곧잘 먹는다. 

함께한 순간들을 함께 떠올렸다. 첫 만남부터 하나씩 다시 떠올리며 얘기했고, 미처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꺼냈다. 


달이 지고 해가 뜨던 그 순간과, 그가 내게 오렌지를 건네던 순간의 강렬한 느낌.

파라다이스에서의 아름다웠던 시간들과 Stop thinking이라 말하던 표지판. 

그가 내 물집을 터뜨렸을 때의 그 짜릿함. 우연히 다시 마주쳤을 때의 기쁨.

배드버그에 물렸을때의 고통.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을 때 느낀 따뜻한 온기. 


함께했던 모든 순간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웠고 너무 소중했다. 


..



긴 시간이었다.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마음속 깊이 서로를 이해하기엔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나누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우리에게 어떤 삶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우리는 알 수 없었다. 


그는 그의 삶으로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살아 갈 것이고 

나 또한 내가 내려놓고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아 갈 것이다. 

기쁘고 슬프다. 즐겁고 슬프다. 




건배. 하나의 끝과 또 다른 하나의 시작을 위하여. 



건배. 우리의 축복받은 삶과 보이지 않는 미래을 위하여.  



건배. 너무도 아름답고 슬픈 한여름밤의 꿈을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