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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2011

카미노 데 산티아고, PEACE & LOVE





에필로그. 









일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뜨겁고 아름다웠던 카미노를 마치고, 이곳 저곳 지구반대편을 돌아다니다 돌아왔고,

그렇게 일년여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제 겨우 나의 카미노를 정리했다. 


나의 삶은 여전히 바쁘다. 그토록 평화와 사랑을 원했지만 지금 내 시간은 내가 꿈꾸던 평화로운 삶과는 거리가 멀다.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고 나는 선택했으며, 그렇게 바쁘고 정신없이 살고 있다. 


무엇을 위해 이토록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에 대해 자문해본다. 

야근 후 터덜 터덜 힘없이 집으로 돌아올 때면 나의 지금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거라 원망해보지만 사실 모든 것은 내가 선택했을 뿐이라는 것을 안다. 

멍청하고 한심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새로운 화살표를 찾게 되리라 믿는다. 

길 잃고 헤매이는 지금의 나를 바로 이끌어줄 노란 화살표를 아마 찾게 될 것이다. 



너무 힘들고 지칠때면,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선 그 때 내게 불어온 따뜻한 그 바람들 떠올린다. 

평화와 행복, 그리고 사랑으로 충만하던 그 때를 떠올리면 초록빛과 노란빛의 바람들이 어우려져 내 머릿속에서 춤을 춘다. 

그리고 아침 햇살의 그 빛과 따스함이 내 마음속에 퍼져나가 손가락 끝까지 전해짐을 느낀다. 



그 길을 다녀온 것, 내 생애 가장 잘했던 선택이라 생각한다. 


비록 남들이 보는 나는 예전과 똑같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알고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 결코 같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새로운 것을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지길 소망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 꿈은 모두 이 길위에서 얻은 것이다.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카미노.


만약 내가 언젠까 또 꿈을 잃고 크게 방황을 하게 된다면 나는 아마 그 길을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잃어버린 나의 꿈을 다시 찾아 돌아오겠지. 



나는 아직도 꿈꾼다. 


그리고 꿈꾸다 보면 그 꿈은 언젠가 이루어 진다 믿는다. 




PEACE & LOVE. 


내 카미노를 설명해주는 두 단어. 


그리고 내 삶을 설명해주는 두 단어가 되길 소망해본다. 





첫번째 글 보러가기 : http://beall.tistory.com/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