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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지 않는 밤에 대한 이유는 많다. 너무 늦게 마신 낮의 커피 때문에, 혹은 무심결에 잠깐 눈을 붙인 낮잠 때문일지도.. 어쩌면 너무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가을의 낙엽같이 바스락거리는 내 머릿속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억지로 잠을 이루려 노력하지는 않는다. 내일의 피곤함이 두렵지 않기에 지금의 불면 또한 두렵지 않다. 영원을 부여받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지금 이 순간에 작고 조용한 방에 앉아 있는 나는, 사실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하고 바라는 것인지도. 변화는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에 가깝다. 적어도 내게는 늘 그러했다. 하지만 변화를 앞둔 지금은 두려움 반 설레임 반, 아니, 두려움, 설레임, 그리고 불편함이 각각 섞여 있는 듯한 마음이다. 바스락거.. 더보기
심리학. 2014.8.26. 상담심리학 수강 시작. 가만히 있지 못하는 병에 걸린 듯한 내가 겁없이 공부에 다시 도전을 한다. 심리학에 대해서는 사실 제법 오래 전부터 많은 관심이 있었었다. 고전 문학들을 읽다보면 그들의 철학적인 사유에 대해 나도 모르게 경외감을 느끼게 될 때가 있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는 일종의 갑갑함 같은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 그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과 비슷한 이유인 것 같다. 듣고 배우지만 실제로 떠나볼 수 없을때 느끼는 답답함. 그런 답답함이 쌓이고 쌓여 결국 나는 짐을 싸고야 만다.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이번에 사이버대학교도 등록을 하고야 말았다. 개론시간에 교수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너무 깊에 심리학에 대해 알려고 하다보면, 그 모든 것이 내 .. 더보기
0813. 이십대의 나는 너무 욕심이 많았다. 나는 특별해야 했고, 인정받아야 했고, 실패하지 말아야 했다. 세상이 내 편이라 늘 생각했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잘 돌아갔었다. 늘 많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고, 나는 단 하나의 인연의 끈도 놓치지 않으려 몹시 애쓰곤 했다.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여 인연의 끈은 점점 늘어났고, 스스로 감당하기 버거워질때 쯤, 나는 끈을 꽉 쥐고 있던 손을 느슨히 풀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틈에 어떤 끈은 여전히 내 손안에 들어있었고, 어떤 끈은 내 손에서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떨어진 끈을 다시 줍고 다시 내것으로 만들려 애쓰던 시간이 많았다. 나는 너무도 욕심쟁이었기에, 내것이 안되더라도 모두 내 곁에 두려 했었다. 정말 애썼다.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온 인연이, 소중한 추억이 .. 더보기
이를 악물고. 1. 낯선 느낌은 아니었다. 요 최근 유독 자주 찾아온 그 느낌. 이제 한번쯤 터질때가 되었나 보다 싶다. 이를 악물어야 이겨낼수 있는 상황이 찾아오는 빈도수가 부쩍 잦아진 걸 보니 말이다.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일도 아닌 일들이다. 그저 이겨낼 준비가 안된 내 마음이, 아니 이겨낼 생각이 없는 내 마음이 문제일 뿐이다. 난 정말 욕심쟁이 인 것 같다. 아무리 아닌척 하려해도 내 마음은 아닌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음을 안다. 백번 천번 생각해서 내 마음이 원하는 길을 겨우 찾아냈고, 그 길은 만번 더 생각해봐도 옳은 길이었다.하지만 왜 옳지 않았을 것 같은 길 위에 내 마음의 한 부분을 남겨두고 온 듯한 기분이 드는걸까? 그 길을 걸어가는 내 모습을 상상했던.. 더보기
손 내밀기 세상에 손을 내밀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출근길 버스 기사님께 먼저 인사하고 싶고 길가에 앉아 바나나우유를 마시며 구걸하는 할머니에게 돈한푼 쥐어드리고 싶고 별 고맙지도 않은 일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다 말하고 잊혀질 듯한 옛 인연들에게 소소한 인사를 건네고 싶어지는 어쩐지 감성으로 가득한 그런 날이 있다. 그래. 그렇다. 표현하지 못했고 인정하기 싫어 부인했던 예전의 그 이기적이던 내가 이제는 다 아는척 다 이해하는척 다 반성하는척 세상에 다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게끔 하는 그런 날 말이다. 한없이 착하고 관대해보이지만 어쩌면 그건 누군가에게는 또 너무도 잔인한 나만의 이기적인 대화법인지도 모르겠다.손을 내밀지 않은 상대방에게 내 손을 잡으라고 떠미는 꼴인지도. 그렇게 기분 좋았던 오늘이었다. 좋았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