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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희망고문 이라는 말이 있었다. 우연히 한 드라마를 통해 그 단어를 처음 접하고 난 뒤로부터 나는 그 단어가 어쩐지 내게 딱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분명히 하고 있는것이 분명한 그 것,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그 것을 정의해주는 한 단어라 생각했다. 누군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그 기대가 헛되다는 것을 나 자신은 너무도 잘 알지만 상대방은 모르게 한다는 그 것. 상대방은 언젠가는 자신의 꿈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품고 살게 되고, 그 자체가 그 사람의 삶에 고문이 된다는 것. 내가 나도 모르게,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그저 방치하는, 아니 더 제대로 말하자면 뻔히 그러리라는 것을 알면서 확실하게 하지 않는 나의 그러한 태도들을 설명해 주는 단어라 생각했다. 내가 고문을 하고 .. 더보기
2nd. 07.17.27. 스물일곱이 되던 7월 17일, 지금으로 부터 2년전. 나는 배낭하나를 둘러메고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탔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리게 느껴지기만 하는 시간이다. 그때 나는 참으로 절박했었는데. :) 그 당시에는 아무 생각없이 떠나는 날짜를 정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스물일곱 제헌절에 여행을 떠난 건 정말 잘한 일 인듯 하다. 매년 7월마다, 그리고 17일마다 새로운 삶으로 떠나던 그 날이 어제처럼 생생히 떠오르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껏 살아온 내 짧은 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그 날이 떠오르는 오늘은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다. 2년이 흘렀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무작정 떠났던 그 날로부터의 2년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많은 것이 달라진건지 대부분이 .. 더보기
쉽게 쓰여진 글. 글이 참 많다. 이 세상 곳곳에는 정말 많은 글들이 있다. 지나가다 들른 이름모를 카페에도, 내 친구의 책상에도, 지하철의 한 귀퉁이에서도 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좋은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끼게끔 하는 글들도 많고, 쓸데없고 낙서, 무의미한 호소들도 많이 있다. 글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과분한 문장들. 문맹율이 제로에 가까운 대한민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리라.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두 권의 책을 보았다. 요즘 유행하는 여행사진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참 이쁜 책들이 또 나왔구나 라고 생각하며 한장을 넘겨본다. 여행,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해 쓰여진 듯한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30분도 필요하지 않았다. 170여 페이지를 가진 한 권의 책이라면.. 더보기
냉소주의. 넌 역겹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위험한 존재야. 냉소주의가 가득 묻어나는 영화들을 보았다. 그 차가운 씁쓸함이 삶의 허무함 이라는 긴 여운을 남기고 만다.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삶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열심히 살아야 할 필요도 없고 기쁠일도 슬플일도 없다. 삶이 끝나면 모든 것은 끝나고, 삶은 무조건 끝나게 되어 있으니 괜시리 아둥바둥 살 필요가 없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슬퍼지며 무슨짓을 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존재가 되고 만다. 아. 정말. 그렇지만 난 (전혀) 냉소주의자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한때는 굉장히 모든 것을 시니컬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구나 다 그런 시절이 있었겠지만, 사실 이성적이라는 단어에 숨겨진 냉소주의가 .. 더보기
이도 저도 아닌 정말 이도 저도 아니다. 좋지도 싫지도 않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은것만은 아니고 불편할 줄 알았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정말 나는 참 이상하게 생겨먹었다. 삶의 대부분이 그러하게 느껴지는 요즘은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관계든 일이든, 내가 다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건 아닌가 싶다. 이도 저도 아니게, 어떻게 손을 쓸 수도 그렇다고 가만 방치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태로 말이다. 외면, 회피, 모른척. 어쩌면 그런것들로 위장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나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자유를 꿈꾸고 갈망한다. 내가 꿈꾸는 자유가 어떤 종류의 것이든 난 늘 자유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내 꿈과 다르다. 상상은 그 속에서만 아름답다. 현실이 되어버린 상상은 때론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현.. 더보기